#1. 정보탐색을 돕는 AI 스타트업, 라이너 김진우 대표님

의미 있는 관계 속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자. from 원칙 & 제로투원

2019년 3월, 나는 팀원들과의 불협화음으로 회사에서 일하기가 힘들었다. 내가 창업한 회사임에도. 당시의 나는 창업가의 넘치는 근성과 큰 그릇으로 모든 불협화음을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억지였고, 억지로 되는 것은 없었다. 2019년 4월, 결국 내가 처음으로 만든 팀이 붕괴했다. 어쩌면 내가 붕괴시킨 것일 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나는 내가 하는 일이 의미 있다고 생각했지만, 의미 있는 일 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조직을 만들 수 없었다.

나는 왜 실패했는지에 대해서 깊게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미친척하고 따라할 조직의 롤모델을 알려줄 책을 찾아나서게 되었다. 내게 롤모델이 되어준 책은 Ray Dalio의 원칙(Principles)과 Peter Thiel의 Zero to One이었다.

원칙에는 ‘의미 있는 관계 속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한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이 문장을 보고 그동안 나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었지만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들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다음번에는 반드시 의미 있는 관계 속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극단적으로는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없다면,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함께하지 않겠다, 그로 인한 성장을 포기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이 문장은 지금의 라이너의 기반이 되었다. 시간은 이것이 맞다는 것을 거듭 증명해주었다.

한편, Zero to One에는 ‘외부에서 봤을 때 모든 직원은 같은 방식으로 달라야 한다’라는 문장과 ‘스무번째 직원이 당신의 스타트업에 합류할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문장이 나온다. 나는 이 문장들을 보고 초기 스타트업이 조직해야하는 팀의 모습에 대해서 이전보다 선명한 모습을 얻을 수 있었다. 초기 스타트업에는 같은 방향을 뾰족하게 바라볼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솔직히 말해서 진짜 훌륭한 사람들이 왜 우리 팀에 합류해야 하겠는가? 그것은 절대로 보상 때문이 아니다. 그들은 대표이든, 팀이든, 비전이든, 무언가를 ‘믿기’ 때문에 움직인다. 믿음이 핵심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시간은 이것이 맞다는 것을 역시 거듭 증명해주었다.

2019년 4월 이후 라이너의 팀을 빌딩할 때, 의미 있는 관계 속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원칙을 최우선에 두고 함께 꿈에든, 팀에든 믿음이 있는 사람을 모은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그 결과 이전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팀이 만들어졌다. ‘이 사람들과 함께 성공하고 싶다’, ‘이 일은 성공해야 한다’는 것을 믿는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단단한 팀 기반은 라이너가 미친 도전들을 계속 도전할 수 있게 해주고, 그 결과 많은 실패 속에서도 결국에는 여러 폭발적인 성장을 달성하게 해주었다.

사례를 들어 이러한 조직의 강력함을 설명해보고 싶다. 나는 라이너 팀에게 언제든지 어려운 사실을 그대로 전할 수 있다. 2022년에 투자 시장이 붕괴한 채로 진행하던 라이너의 시리즈 B 라운드 당시 나는 매주 라이너 팀 전원에게 어떤 VC들이 우리를 Drop했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공유했다. Naive했던 것이 아니다. 나는 의미 있는 관계 속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는 팀을 빌딩했기 때문에, 진심으로 이들과 문제를 해쳐나갈 수 있다고 믿었고, 이들이 이것을 해결해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런 사실들을 공유했다. 그 결과 실제로 팀원들과 함께 모든 챌린지를 극복했고, 우리는 엄청나게 어려운 시장 속에서도 B2C 서비스들 중에서 가장 크게 시리즈 B 라운드를 마칠 수 있었다.

지금도 나는 ‘원칙’과 ‘Zero to One’에 나온 조직에 대한 심상을 믿고 만들어낸 이 팀이 특별하다고 믿는다. 이렇게 단단한 기반을 마련한 만큼 더욱 가혹한 시련 또는 대담한 도전도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 혹 못 견뎌낸다면, 2019년에 책들로부터 배운 것처럼 또 배워서 이겨내면 되는 것 아닐까? 어차피 결국 성공시킬 때까지 할 것이므로 미래는 두려우면서도 설레인다. 우리 라이너 팀이 어디까지 해내는지,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